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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유래 정보 연구, 생명윤리법에서 다뤄야 황현숙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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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유래 정보 연구, 생명윤리법에서 다뤄야

[기고] ‘생명윤리법’ 새 20년 위한 제언-김병수 대한기관윤리심의기구협의회 회장

2005년 ‘생명윤리법’이 제정된 이후 20여년이 지났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하 ‘생명윤리법’)은 생명과학기술이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거나 인체에 위해를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됐다. 인간 및 인체유래물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 배아와 유전자 취급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고 생명윤리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법은 2005년 제정과 함께 연구대상자 보호를 위한 ‘기관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설치와 운영을 법제화했다.

2026년은 ‘생명윤리법’ 제정 20주년이었던 2025년을 지나, 새로운 20년을 시작하는 원년에 해당한다. 이 시점을 맞아 ‘생명윤리법’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인간 유래 정보, 생명윤리법의 사각지대인가

2005년 법 제정 이후 20년이 흐른 지금, 새롭게 부각되는 이슈는 인간(인체유래물 포함)에서 비롯된 ‘인간 관련 정보’(이하 ‘정보’)다. 특히 21세기 들어 주목받고 있는 ‘맞춤식 의료’(Tailored Medicine)는 ‘정보’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현행 ‘생명윤리법’에는 ‘정보’라는 용어가 명시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정보’가 생명윤리법의 적용 대상이 아닌 것처럼 오해될 소지가 있고, 실제로 이에 대한 논란도 존재한다. 

 

하지만 모든 ‘정보’는 인간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보’와 ‘인간’을 분리해 생각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이는 “우주 관련 모든 정보를 우주와 분리할 수 없다”는 명제와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논란과 유사한 사례로 ‘사체’를 이용한 연구를 들 수 있다. 생명윤리법에는 ‘사체’라는 단어가 명시돼 있지 않지만, 사체 이용 연구는 명백히 법의 적용을 받으며 연구 시작 전 IRB 심의와 승인이 필수다. 이는 사체 이용 연구의 주된 목적이 ‘사체’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생존 당시 인간에서 비롯된 ‘정보’를 다루는 데 있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로 볼 때, 인간 바이오 데이터 등 모든 인간 유래 정보를 활용한 연구는 당연히 ‘생명윤리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 이러한 오해와 혼선을 줄이기 위해 제도적 보완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IRB의 역할 변화와 새로운 제도적 도전 

 

IRB를 둘러싼 환경 역시 변화하고 있다. 최근 첨단 학문의 급속한 발전으로 연구대상자 보호를 위한 IRB 심의의 난이도는 크게 높아졌다. 여기에 신속한 ‘사업화’를 앞세워, 연구 단계의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등이 제도적 승인 없이 곧바로 치료에 적용되는 이른바 ‘연구적 치료’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는 21세기 바이오 빅데이터와 AI 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한 법률안(‘바이오데이터 활용 및 인공지능바이오 연구개발 촉진에 관한 법률안’, 2025년 12월 24일)이 발의됐다. 이 법률안에는 ‘개념은 IRB에 해당하나 이름은 IRB가 아닌 심의기구(바이오데이터 연구심의위원회)’가 포함돼 있다.

필자는 이 점이 우리나라 인간대상연구가 국제 지침, 예컨대 헬싱키 선언(세계의사회가 1964년 채택, 2024년 8차 개정)을 준수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연구자나 기관이 ‘개념은 IRB에 해당하나 이름은 IRB가 아닌 심의기구’를, 인간 대상 연구의 필수 절차로 국제적 합의가 이뤄진 IRB와 다른 기구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승인 이후 연구 진행과 관리의 책임 주체가 모호해져, 우리나라 연구 결과의 국제적 인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인간 대상 연구에 해당하는 ‘인간 유래 정보’에 대한 심의는 생명윤리법에 따라 IRB로 표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범부처 협력 개념의 전문가 자문기구(expert review board)를 운영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가속장치(accelerator)와 제동장치(brake)가 조화를 이뤄야 자동차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는 비유로 설명할 수 있다. 또한 필자는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 COI)로부터 자유로운 과학적이고 윤리적인 연구를 보증하는 IRB의 역할은 만물을 썩지 않게 보존하는 소금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생명윤리법’ 제정 20년을 넘어 새로운 20년을 시작하는 2026년을 맞아 동양 고전 《주역(周易)》의 철학인 ‘불변응만변(不變應萬變)’, 즉 ‘변하지 않는 원칙으로 만 가지 변화에 대응한다’는 개념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 생명윤리라는 변하지 않는 원칙 위에서 변화하는 과학기술을 담아낼 때, ‘생명윤리법’은 우리나라 연구의 윤리성과 과학성을 지키는 토대가 되고, 나아가 학문과 산업 발전, 국부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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