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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호상도 자연사도 없다”... 다만 ‘이것’만이 있을 뿐 황현숙 202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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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가 행복한 노후를 즐기고 있다. 나이 들어 비교적 편안하게 세상을 떠난 사람도 뚜렷한 병리학적 사망 원인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즉 장수 노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특정 장기에 고장이 난 질병 때문에 별세한다. 사진=김영섭기자 

천수를 누리고 편안하게 잠들 듯 세상을 떠나는 것을 호상(好喪)이라 한다. 이때 사망 원인을 노환이나 자연사라고 부른다. 낡은 기계가 수명을 다해 멈추듯, 인간의 생명 활동도 에너지가 다해 꺼지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엄밀해 말해 노환에 의한 사망이나 자연사는 없으며, 100세 장수 노인도 결국 몸에 고장이 나서 세상을 떠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신경퇴행성질환센터(DZNE) 연구팀은 부검 데이터 2410건과 각종 역학 자료를 분석한 결과, 흔히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명확한 병리학적 사망 원인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검한 사람들의 사망 원인 중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 것은 심혈관병이었다. 이들의 대다수는 급성 심근경색(39%), 심부전(38%), 뇌졸중(18%) 등 순환기·호흡기 시스템의 붕괴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별세 직전까지 건강해 보였던 100세 이상 사망자의 68%가 심혈관병으로, 25%가 호흡부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라는 추상적인 과정이 생명을 앗아간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는 사망진단서에 종종 적는 ‘노환’이나 ‘자연사’가 부검 없이는 정확한 병명을 특정하지 못할 때 쓰는 ‘원인 불명’의 또 다른 표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의사들조차 사망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원인을 놓치는 경우가 잦으며, 이는 노화 연구의 방향성을 왜곡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Beyond the hallmarks of aging: Rethinking what aging is and how we measure it)는 최근 국제 학술지 《유전체 정신의학(Genomic Psychiatry)》온라인판에 실렸다.

부검은 사망 원인을 규명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으로 통한다. 이 연구 결과는 엄밀한 의학적 관점에서 노화 그 자체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는 없으며, 아무리 나이가 많은 사람도 결국은 특정 장기의 고장, 즉 병으로 사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노화에 의한 자연사 개념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동물 실험에 바탕을 둔 현대 항노화 연구의 구조적 모순도 이번에 드러났다. 수명 연장 연구의 주요 모델인 생쥐의 약 90%가 암(악성종양)으로 죽는다. 반면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암보다는 심장과 혈관에 문제가 생겨 죽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종(種)마다 죽음에 이르는 아킬레스건이 다른 셈이다.

 

 

따라서 생쥐의 암 발생을 억제해 수명을 늘린 약물이, 심장이 멈춰서 죽는 사람에게도 똑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재 노화를 늦추는 가장 강력한 후보 물질로 관심을 끌고 있는 약인 라파마이신이나 간헐적 단식(소식) 같은 장수 비법도 노화의 속도 자체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생쥐의 주요 사망 원인인 질병을 늦추는 ‘지연 효과’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

병리학적으로 이를 확장해 보면, 사람의 죽음은 노화라는 전체적인 기능 저하보다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장기 시스템 중 가장 약한 고리가 끊어지는 순간에 찾아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많아지면 신체의 ‘예비 능력’ 고갈로 항상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 상태에서는 가벼운 폐렴이나 작은 혈전(피떡) 하나도 도미노처럼 전신 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겉으로는 편안하게 세상을 떠난 사람의 경우에도 특정 장기에 치명적인 고장이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

 

현재 유행하는 ‘생체 나이 측정’ 기술의 한계도 이번 연구 결과로 엿볼 수 있다. DNA 분석 등으로 나이를 예측하는 기술은 주름살을 보고 나이를 짐작하듯 노화의 결과를 보여줄 뿐, 노화의 원인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얼굴의 주름을 없앤다고 해서 신체 내부가 젊어지는 것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이번 연구에서 떠오른 “아무도 노화로 죽지 않는다”라는 명제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고령화 사회의 의료는 막연한 노화 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즉 심장, 폐, 뇌혈관 등 생명과 직결된 장기의 미세한 기능 부전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정밀 공학으로 진화해야 한다.

 

죽음은 밤이 오면 어둠이 깔리듯 찾아오는 추상적인 현상이 아니다.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기계인 우리 몸의 핵심 부품이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사건이다. 자연사라는 개념 뒤에 숨겨진 냉정한 생물학적 진실을 직시해야 건강하게 늙어가는 방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사망진단서에 ‘노환’이나 ‘자연사’라고 적힌 경우는 모두 틀린 것인가요?

A1. 의학적으로 엄밀히 말하면 틀린 표현입니다. 최근의 독일 연구 결과, 아무리 나이가 많은 100세 노인이라도 노화 그 자체가 아니라 심근경색, 폐렴 등 구체적인 장기의 고장(병) 때문에 사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사망진단서에 ‘노환’이라고 적는 것은 의사가 시신을 부검하지 않아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어떤 장기가 멈췄는지)을 정확히 찾아내지 못했을 때 쓰는 ‘원인 미상'의 관용적 표현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Q2. 생쥐 실험에서 수명을 늘려준 ‘라파마이신’ 같은 약은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나요?

A2.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죽음의 원인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험용 생쥐는 90%가 암으로 죽기 때문에 암을 억제하는 약을 쓰면 수명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암보다는 심장이 멈추거나 혈관이 막혀서(심혈관병으로) 죽는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쥐의 암을 막는 약이 사람의 심장병을 막아준다는 보장은 없으므로, 동물 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한편 라파마이신은 원래 장기이식 환자에게 쓰는 면역억제제입니다.

Q3. 그럼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신경 써야 하나요?

A3. 막연히 ‘늙지 않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내 몸의 약한 고리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고령자의 죽음은 심장, 폐, 혈관 등 주요 장기 중 하나가 기능을 멈출 때 찾아옵니다. 나이가 들면 작은 폐렴이나 혈전(피떡) 하나가 도미노처럼 전신 마비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름살 관리보다는 주요 장기의 기능을 정기적으로 검진하고, 고혈압이나 심장병 같은 구체적인 병을 예방하는 것이 진짜 장수 비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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