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한국 노인들의 생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40.4%다. 그래서인지 요새 부쩍 노인 관련 다큐멘터리가 더욱 눈에 띈다. 의 「가난한 노인의 낮과 밤, 흔적」, 의 「‘늙은 신인류’ 노인」, 「우리는 60대 취업 준비생이다」등 그러한 예이다.
그런데 노인들은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몸이 아프고 돈이 부족해도 그냥 지금 있는 곳에서 지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중 87.2%는 “현재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라고 답했다. 급격한 환경 변화를 거부하고, 지금 있는 곳에서 삶을 마무리하고 싶어 한다. 심지어 건강이 악화돼 일생생활이 어려워도 그러하다.
하지만 거주지는 열악한 환경이다. 화장실 안전 손잡이, 계단 사이의 낮은 차이, 낙상 방지 바닥재 등은 62.1%가 없다고 했다. 외부에 나가고 싶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불편해 집 안에만 있는 경우가 많았다. 외롭고, 험하고, 불편해도 현재 있는 곳을 택한 셈이다.
지난 12년 동안 한국의 노인은 대폭 늘었다. 이에 따라 생계형 노인들이 동시에 많아졌다. 일을 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지난해 39%인 것으로 조사된다. 노인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면, 하루 종일 일하고도 1만원 미만 돈을 버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평생 노동에 시달렸던 삶은 죽어서야 끝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생계를 위한 노동은 몸을 더욱 아프게 한다. 악순환이다.
생계를 위해 일하는 노인의 비율은 77.9%였다. 그 결과, 노인 가구의 전체 소득 중 근로·사업소득 비중이 확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100만 원 남짓으로 생활하는 노인들이 대다수다.
한국은 65살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였다. 이에 따라 노인 빈곤율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노동은 과연 숭고한 것일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사회가 이러한 지점에 이르기까지 복지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 사각지대로 몰린 노인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한국의 노인 자살률도 1위다. 해마다 3,000여 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쪽방촌이 등장한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이다. 한 시청자는 “나는 계속 젊을 줄 알았다. 나는 안 아플 줄 알았다”라고 토로했다. 더욱 심각한 건 이런 노인들을 대상으로 다단계나 코인 등 사기까지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선진 복지국가이냐 후진 자살국가이냐는 기로에 서있다. 한국의 노인들이 일궈놓은 대한민국이다. 그들을 이처럼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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