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장병에 걸리면 근육 감소가 나타나기 쉬워지고, 근육이 감소하면 신장 악화 위험과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성신장병(콩팥병) 환자에게 근육량 감소가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신장 기능이 급격히 악화하는 것은 물론, 사망 위험까지 최대 3.78배 치솟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세계 콩팥의 날’인 12일, 국내 만성신장병 환자를 장기 추적한 ‘KNOW-CKD’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국환 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근육량이 가장 적은 환자군은 가장 많은 환자군에 비해 신장 기능이 악화할 위험이 무려 4.47배나 높았다.
실제 수치를 보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근육량이 가장 많은 그룹의 신장 기능 악화 비율은 14.3%에 그쳤지만, 근육량이 가장 적은 그룹에서는 42.5%로 3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는 나이, 당뇨, 고혈압 등 다른 변수를 모두 보정해도 변함없는 결과로, 근육량 자체가 콩팥 건강의 핵심 지표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근감소 지표와 만성신장병 진행 위험의 연관성 요약도. 사진=질병청
만성신장병 환자는 체내 염증, 대사 이상, 요독 축적 등 복합적인 이유로 일반인보다 근육 손실이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 환자에게 근육 감소를 막는 것이 더욱 어렵고 절실한 과제가 되는 이유다.
문제는 근육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단순히 근육이 빠지는 것을 넘어, 몸 전체의 단백질과 에너지 저장량이 고갈되는 상태인 ‘단백질-에너지 소모(PEW)’ 상태에 이르면 상황은 훨씬 심각해진다.
국제 기준에 따르면 △혈청 알부민 저하(3.8g/dL 미만) △체질량지수(BMI) 23.0 미만 △골격근량 감소 △하루 단백질 섭취량 부족(체중 1kg당 0.6g 미만) 등 4가지 지표 가운데 3가지 이상에 해당할 경우 단백질-에너지 소모 상태로 진단한다.
연구팀이 투석을 받지 않은 만성신장병 환자 2238명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해당 위험 지표에 하나도 해당하지 않는 환자와 비교했을 때 3개 이상 해당하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최대 3.78배까지 급증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기존에는 3개 이상일 때만 주요 위험 신호로 봤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단 2개 항목만 해당해도 사망 및 심혈관 질환 위험이 2.78배 높아진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는 것이다.
임주현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장은 “이번 연구는 만성신장병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초기 근감소부터 선제적 예방관리가 필요하고, 근감소 예방은 만성신장병 환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로 인식되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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